사실상 계열분리 수순 돌입, 형제 간 지분 맞교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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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 사진=효성 |
[CWN 소미연 기자] 효성그룹이 조현준·조현상 형제의 독립 경영에 속도를 낸다. 효성은 14일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효성은 내달 1일자로 기존 지주사인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기존 사업을 맡는다. 조현준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 6개 계열사를 이끌며 모빌리티, 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표이사로 내정된 조현상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는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지주사 분할은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혁신 등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각 계열사는 전문성 강화와 간소화된 의사결정 체계로 시장의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효성 0.82 대 HS효성 0.18이다. 분할 이후 양사의 기업가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조 회장의 결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높은 부채비율, 실적부진 장기화로 부담이 커진 효성화학을 조 회장이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조 부회장도 신주 상장 이후 시설 지주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형제 간 독립 경영으로 효성은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완전한 계열 분리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 분리를 단행하기 위해선 상장사 기준으로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현재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효성 지분을 각각 33.03%, 22.05% 보유하고 있어 HS효성 지분과 맞교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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