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실행력, 민첩한 대응에 이은 총수 메시지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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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오는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되는 하반기 VCM을 주재한다.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롯데그룹이 오는 19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개최한다. VCM은 그룹 전 부문과 계열사가 모여 사업 현황 및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정례 회의다. 신동빈 회장이 주재하는 만큼 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한다. 차기 후계자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도 참석할 예정이다. 단순 참관자로 회의에 참석했던 지난해와 달리 지주사 실장급 자격으로 배석하는 것이다.
회의 주제는 '위기 대응'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진데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지난 1월에 열린 상반기 VCM에서 신 회장이 '강력한 실행력'을 강조하며 △산업 내 선도적 입지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종합적 리스크 관리를 올해 경영 방침으로 꼽은 만큼 상반기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 투자 계획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쏠리는 사업은 화학 부문이다.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영업손실이 1조원(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을 넘겼다. 올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 1분기 역시 13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전분기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등 시점은 내년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그룹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계열사 신용도가 연쇄 하향된 것. 지난달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순수 지주사 롯데지주와 롯데렌탈, 롯데케피탈, 롯데물산의 신용등급 전망도 한 단계씩 낮췄다. 롯데케미칼의 계열 지원 능력이 약화된 점을 반영한 결과다.
때문에 일각에선 신 회장의 비상경영 선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재무 부담이 커진 롯데케미칼은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집중 근무 시간 내 메신저 사용을 자제하는 것부터 국내외 출장 예산 20%(전년 대비) 감축, 임원 항공권 등급 하향 등의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흑자 전환을 앞당긴다는 각오다. 그룹 수뇌부에 '민첩한 대응'을 주문한 신 회장이 이번엔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유열 전무의 발언도 기대되고 있다. 앞서 신 전무는 상반기 VCM에 공식 참석했으나, 미래성장실장으로 선임된 지 한달여에 불과해 당시 별도의 발표나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실장 부임 후 반년이 지난 만큼 그간의 업무 추진 내용과 전략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그룹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육성이 신 전무가 맡고 있는 미래성장실의 역할이다. 그 성과에 따라 경영권 승계 속도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신 전무의 적극적인 회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낳았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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