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차세대 AI칩 'B100' 공개…수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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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개최된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 기조연설을 맡아 '호퍼(Hopper)' 아키텍처 후속 기술로 '블랙웰(Blackwell)'을 공개했다. 사진=엔비디아 |
[CWN 소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3월 말부터 HBM3E 공급을 시작한다. 지난해 8월 개발 소식을 전한 지 7개월 만의 성과로, 경쟁사 가운데 가장 먼저 고객에 납품하게 됐다. 19일 회사 측은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HBM3E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대역폭메모리(HBM)의 5세대 제품이다. HBM(1세대)-HBM2(2세대)-HBM2E(3세대)-HBM3(4세대) 순으로 개발돼 왔다.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이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현존 최적의 제품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 제품은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 초당 최대 1.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이는 FHD(Full-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고객사는 엔비디아를 첫손에 꼽는다. SK하이닉스가 고객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H100'에 탑재되는 HBM3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출시가 예정된 차세대 GPU에도 양사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현재 엔비디아는 'H200', 'B100', 'GH200' 순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제품에는 HBM3E 탑재가 유력하다.
이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HBM 업계의 '큰손'이다. 엔비디아가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 구름떼 인파가 몰렸다는 점은 업계 위상을 보여주는 일례다. 행사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 현장 참가자와 온라인 참가자를 합하면 전 세계 30만명이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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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3월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사진=SK하이닉스 |
'GTC 2024'는 현지시간으로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황 CEO는 개막 당일 기조연설을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 프로세서인 '블랙웰(Blackwell)'과 이를 기반으로 한 'B100'을 공개했다. 블랙웰을 통해 단순히 칩 제공 업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황 CEO의 구상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아키텍처(프로세스 작동방식)를 대체할 후속 기술로 평가된다. 블랙웰 시리즈의 기본 제품인 B100은 2080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전작(H100) 대비 데이터 연산 속도가 2.5배 빠르다. 다만 현재 기술상으로는 트랜지스터를 한 칩에 모두 넣을 수 없어 두 개의 GPU를 연결해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는 방식(B200)을 적용했다. 따라서 'B200'이 기본 칩셋이다.
황 CEO는 블랙웰의 흥행을 자신했다.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확언이다. 주요 고객사로 아마존, 구글, 메타, MS(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을 언급하며 블랙웰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수요는 HBM D램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침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신제품 공개 직후 HBM3E 양산 소식을 전했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Provider)'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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