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생명공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뇌-기계 인터페이스 수술용 로봇 V2를 공개했다고 엔가젯이 보도했다.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Brain Computer Interface)는 뇌에 삽입한 컴퓨터 칩에 전극을 연결해 뇌파를 이용해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이다.
머스크는 28일 오후 뉴럴링크 본사에서 지난해 발표한 자동화 칩 이식 로봇의 시제품 ‘V2’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한 시간 동안 인간의 뇌에 지름 5미크론(㎛·100만 분의 1m)의 미세 전극을 최대 1,024개를 심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기존의 시스템은 뇌의 피질 표면에 전극을 삽입했지만, 기업은 회백질까지 삽입해 더 깊은 부분(시상하부)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삽입된 전극은 뉴럴링크의 ‘링크 0.9’ 칩에 연결돼 전극이 수신하는 신호를 수집해 초당 최대 10메가비트 속도로 무선 전송한다. 머스크는 이를 통해 “ 환자의 체온, 압력, 움직임을 측정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초기에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뉴럴링크가 공개한 칩은 귀 뒤에 작은 통신 모듈이 있었지만, 이번엔 칩 속에 통신 모듈이 탑재된 형태로 올인원 디자인에 가깝게 변경되었다. 머스크는 이를 “두개골에 있는 핏빗(Fitbit)과 같다”라고 비유했다. 핏빗은 스마트 워치를 출시하는 대표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업으로 지난해 구글에 인수되며 주목을 받았다.
전체 설치 과정은 1시간 미만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날 시연회를 통해 돼지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고, 돼지가 냄새를 맡을 때마다 뇌 속에 전달된 신호가 컴퓨터로 전송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밖에도 돼지에 칩을 이식하고 제거하는 모습을 통해 링크 장치가 영구적인 부착물이 아니고,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경우 자유롭게 제거 또는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뉴럴링크 팀은 쥐에게 1,500개 정도의 전극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영장류 대상 실험도 진행했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르면 올해 안에 인간 임상 시험이 시작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ARPA(고등연구계획국), 델라웨어 대학 등 다수의 연구 기관과 대학이 자체적인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7일 델라웨어 연구팀은 ‘미국 화학 소사이어티(ACS)’ 2020 가을 엑스포에서 전도성 고분자 물질인 ‘PEDOT:PSS’를 사용해 흉터 없이 전자 하드웨어와 인체 조직을 연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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