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을 대체할 신소재, 질화갈륨(GaN)에 대해

신민승 / 2020-12-10 00:12:35

지난 60년간 반도체는 규소(Si)와 산소(O)로 이루어진 실리콘으로 제작됐다. 산화성이 적고 고온고압에서 안정적이라는 실리콘의 특성 때문이다. 또, 실리콘은 전도성이 낮고 무색무취라는 특성도 지니고 있으며, 신체 보형물로 사용될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다.

무엇보다도 모래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원재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생산 단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들면서 실리콘은 디지털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가 되었다. 디지털 소자는 주로 실리콘으로 제작된 반도체로 이루어졌다. 잠깐 실리콘이 반도체 소자에 사용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선, 실리콘을 얇게 가공하여 웨이퍼를 만든다. 웨이퍼가 절연상태가 되도록 산화막을 입히고 회로를 그려 넣는다. 그려진 회로 위에 도핑하고 전기가 통하는 이온 물질을 씌우면, 실리콘 소자가 완성된다. 아주 간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 제작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지난 몇십 년간 통신, 정보처리, 데이터 저장, 전력전자 등 모든 분야에서 실리콘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영역에서 질화갈륨이 실리콘의 영역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질화갈륨의 특성을 먼저 살펴보자. 질화갈륨은 전도대와 비전도대간 에너지 차이가 크다. 쉽게 말해서, 전기가 통하지 않을 때는 높은 전압을 버티다가 전기가 통하면 많은 전류를 보낸다. 또한, 빠른 신호전환이 가능하고 에너지 손실률이 낮다. 결과적으로 전력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실리콘보다 온도와 압력이 높은 환경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위와 같은 장점 덕분에 질화갈륨으로 제작된 반도체는 고주파용 통신, 극한 환경 반도체, 고속 소형 충전기에 사용된다. 현재는 빠른 신호 전환과 적은 에너지 손실이라는 특성을 살려 소형 고속충전기, 5G 통신 장치에 적용된다.

중국 액세서리 제조업체 베이어스(Baseus)는 휴대용 충전기의 스위칭 회로에 질화갈륨을 사용해, 기존 충전기보다 훨씬 가볍고 작은 제품을 선보였다. 부피를 줄이고, 발열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국내 통신장비 부품회사 RFHIC 등 일부 기업에서 질화갈륨을 이용한 5G 소자를 공급받고 있다. 5G는 기존 통신 방식보다 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한다. 따라서 빠른 신호 전환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질화갈륨은 고주파수를 사용하는 5G에 적합하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IoT가 급부상하고 있다. 동시에 5G, RF 통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 등 여러 전자 기기가 이전보다 더 큰 배터리 용량을 지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고속 충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질화갈륨은 오래전부터 실리콘의 대체재로 언급됐다. 그러나 웨이퍼의 순도가 낮고, 깨지기 쉽다는 단점 때문에 상용화 속도가 느렸다. 현재 질화갈륨의 단점이 상당수 보완됐다. 머지않아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질화갈륨 반도체가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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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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