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수출로 원유도입액 회수율 60% 육박

[CWN 김정후 기자]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정유업체들이 아시아·서구권·아프리카·중동 산유국까지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13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464억달러(약 61조원)였다. 호주향 수출액이 105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8.3%를 차지하며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54억달러·12.4%), 일본(46억달러·9.9%), 미국(43억달러·9.3%)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35억달러로 7.5%를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보다 한계단 하락한 수치다.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6년 연속으로 국내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가였지만 2022년 4위로 떨어진 바 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표방하는 봉쇄정책을 펼치며 수출이 하락한 탓이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는 호주로 눈을 돌렸다. 당시 호주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움, 엑슨모빌의 정유공장이 문을 닫으며 수입에 의존했다. 호주가 국내 정유사를 택한 것은 러시아산 원유 비중 때문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에 ‘노 러시아’ 기조가 불면서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5% 이하인 국내 석유제품이 자연스럽게 각광받았다.
이와 함께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생산 역량도 높이 평가했다.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 정제능력은 약 357만 배럴로 하루 석유 소비량(280만 배럴)을 상회한다. 이에 더해 중국의 봉쇄로 물량까지 충분했다.
중국 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재개했지만 중국향 수출액은 지난 2020년 29.5%에서 작년 7.5%까지 축소됐다. 정유업계는 이전의 중국 의존 성향을 탈피해 아시아와 서구권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중동 산유국에도 석유제품을 수출한다. 수출국가 역시 2021년 58개에서 지난해 70개로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에 지난해 정유업계의 원유도입액(806억달러)에서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한 비율은 58%(463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60%에 이은 역대 2위의 회수율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도 정유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하고 수출국을 다변화해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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