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배터리 직접 생산'에도 K-배터리 3총사 의연한 이유

김정후 / 2024-02-26 14:00:00
테슬라·BYD 車배터리 자체 생산…GM·포드·현대차 등도 동참
공장건설·기술개발 등 효율 떨어져…"따라잡는 데 시간 걸릴 것"
업계에 '자체 배터리 생산' 화두를 던진 완성차 업체 테슬라의 차량이 충전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업계에 '자체 배터리 생산' 화두를 던진 완성차 업체 테슬라의 차량이 충전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CWN 김정후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직개발 및 생산 결정에도 글로벌 배터리기업들이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직접 시장진출을 결정했지만, 정작 기술개발 및 생산능력 확보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예상되고 있어서다.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를 필두로 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직접 생산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의 경우 설립당시부터 직접 배터리 직접 개발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완성차업체들도 이 같은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직접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기술 확보를 위해서다. 배터리 기술을 확보해 향후 더 향상된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나설 때 보유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란 관측이다.

동시에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란 해석도 있다. 배터리 제조사들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이들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유기술 확보 및 단가할인을 요구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파나소닉에 배터리 제조를 맡겨왔던 테슬라는 최근 롱레인지 모델에 장착되는 4680배터리를 자체 개발했으며 약 4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네바다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 기업 BYD는 설립 초기부터 전기차 개발과 동시에 배터리 생산에도 나서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2위에 올라있다.

특히 배터리를 자체생산 중인 테슬라와 BYD는 최근 전기차 가격을 각각 9%와 15%의 인하하며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만큼 경쟁업체 대비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수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한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보유기술을 바탕으로 가격할인 공세에 나서면서 완성차업체들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웨덴의 볼보, 일본의 토요타와 독일의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현대자동차도 배터리 직적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직접 생산 결정에 우려스런 반응이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직접 개발·공급하는 만큼 향후 이에 관련된 타격이 우려돼서다.

LG엔솔은 최근 투자설명회를 통해 배터리 내재화가 성공할 경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각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는 느긋한 모습이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기술개발은 물론,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 및 운영노하우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은 최근 자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자체생산에 나서면 공장건설, 인력 확보, 기술 개발 등에 시간·비용이 소모되므로 경쟁력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GM·포드·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지난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택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메리 베라 GM 회장은 지난달 방한을 통해 LG와 배터리 생산 분야를 넘어 배터리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와는 북미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등을 공고히 하고 전자·전기장비 부문 협력을 의논했다.

앞서 포드·볼보의 CEO들도 한국을 찾아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과 협업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CWN과의 통화에서 “국내 업체들이 특허 출원 등으로 관련 기술에서 앞서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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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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