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의식했다는 시각도…계열분리 가능성↑

[CWN 김정후 기자] 효성그룹이 분할을 통해 조현준 회장·조현상 부회장 ‘투톱 체제’에서 ‘형제 독립 경영’으로 전환한다. 이에 향후 그룹 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이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된다.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 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의결했다.
이후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치면 7월 1일부터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 체제가 시작될 전망이다. 효성은 지주회사별 책임경영 강화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위해 회사분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편이 완료되면 현재 효성그룹 경영을 이끄는 조현준 효성 회장은 섬유·중공업·건설 등을 맡게 된다.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신설지주는 첨단소재와 데이터·공급망관리 솔루션, 모빌리티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효성그룹이 독립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현준 회장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상 부회장은 3남이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21년 총수로 지정받았으며 조현상 부회장은 총괄사장을 맡은 지 4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두 사람의 효성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1.94%와 21.42%로 비슷하나 계열사는 사업 영역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다. 실제로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이 14.59%를 들고 있지만 조 부회장 지분은 없다. 반대로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12.21%를 보유했으나 조 회장 지분은 전무하다.
오너가(家) 내 경영권 분쟁 소지를 없애고자 형제간 사업을 보다 명확하게 분리했다는 시각도 있다. 효성그룹은 과거 ‘형제의 난’으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2남인 조현문 효성그룹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부터 맏형인 조현준 회장을 상대로 횡령, 배임 등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을 이어오고 있다.
효성 지분 10.14%를 보유한 조석래 명예회장도 형제 독립경영 체제에 따라 지분을 균등 배분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향후 지분 정리를 거쳐 완전히 계열 분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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