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친 K-조선, VLCC로 격차 벌린다

김정후 / 2024-03-07 14:00:00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위…1·2월 합산서 3%p 추격
VLCC 수요 대비 공급 부족…국내 조선사 최근 수주 나서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사진=한화오션

[CWN 김정후 기자] 한국의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11개월 만에 선두를 탈환한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한 무기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주목받고 있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41만CGT(표준선 환산톤수·100척)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한국은 이 중 50%에 해당하는 171만CGT를 수주하며 11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선두였던 중국은 141만CGT로 41%를 차지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척수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28척, 59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1~2월 합산 발주량은 304CGT(44%)로 중국(321CGT·47%)과는 3%p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업계는 한국이 향후 발주량에서도 중국을 앞설 ‘키포인트’로 VLCC를 지목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CC는 총 19척이다. 전년도 발주량은 18척으로 이 가운데 중국이 저가 공세에 힙입어 88.9%를 차지하고 있다.

VLCC 발주량이 급증한 배경에는 수급 불균형이 있다. VLCC 수요의 기반이 되는 원유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원유 탱커 적재량 수요는 3억399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전년 대비 6.1% 늘며 총 적재 중량 증가율(3.2%)을 앞질렀다.

반면 공급은 수요에 못 미치고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본격화된 2021년 이후에도 VLCC는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대비 발주가 더뎠다. 지난 2021~2023년 VLCC 발주량은 52척으로 같은 기간 각각 331척, 1241척이었던 LNG 운반선·컨테이너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올해도 적재량 수요는 3.5% 증가하지만 공급 증가율은 0.2%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을 이어오며 수에즈 운하 통행에 지장이 생긴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치는 우회로를 택하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나 선박 추가 투입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VLCC 수주 잔액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선사 DHT홀딩스에 따르면 전 세계 수주 잔액에서 VLCC 비중은 3% 이하로 하락했다. 클락슨 리서치는 올해 말까지 VLCC가 총 129척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수요 증가 움직임에 중국에 밀려 VLCC를 수주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던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각각 2척의 VLCC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가 VLCC를 수주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정확한 목표 수치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올해 VLCC 발주량은 늘어날 예정이다”며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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