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보급형 제품 출시 예고…"4월 승부 가른다"

[CWN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혁신 대결이 세탁건조기로 불붙었다.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체형 제품을 나란히 출시하며 초기 시장 선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장 호응은 긍정적이다. 제품 편리성은 물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세탁건조기의 흥행 신호탄이 가전 산업 침체기를 탈출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초기 판매량으로만 보면 삼성전자가 앞서는 모양새다. 신제품으로 내세운 '비스포크 AI 콤보'가 지난달 24일 출시된 이래 이달 초까지 10여일 동안 누적 판매량 3000대를 돌파했다. 수백만원대 대형 가전이 매일 300대꼴로 팔리는 만큼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틀 먼저 출시된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판매량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가성비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차별화 전략이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인 LG전자와 달리 보급형 제품을 먼저 시장에 내놓으면서 판매 속도를 올렸다는 얘기다. 출하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399만9000원이다.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690만원이다. 양사의 제품 가격차가 약 290만원에 달한다.
양사 경쟁은 내달 본격화될 전망이다. LG전자도 일반형 세탁건조기 제품인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오는 4월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이미 출시된 올초 판매를 시작한 미국 출고가를 감안하면 국내 판매가 역시 400만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제품과 가격대가 비슷해지는 만큼 향후 경쟁의 초점은 기술력이 될 전망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25㎏ 용량 드럼 세탁기와 15㎏ 용량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건조 용량은 국내 최대다. 대용량 열교환기에서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키는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해 단독 건조기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트 펌프는 냉매를 순환해 발생한 열로 빨래가 머금은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이다. 기존 히터 방식의 콘덴싱 타입 건조기와 비교해 최대 60%까지 건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AI'이다.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한 AI 허브는 7형 와이드 터치스크린을 통해 세탁·건조 기능을 실행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싱스와 연결된 스마트 기기 제어나 멀티미디어 이용도 지원한다. 빅스비 음성인식도 편리하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시작으로 올해 비스포크 제트 AI, 비스포크 제트봇 AI 등 AI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세탁(25㎏)과 건조(13㎏) 용량 외에 섬세한 의류나 기능성 의류, 속옷, 아동 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는 4㎏ 용량의 미니워시를 제품 하단에 탑재했다. 삼성전자와 동일하게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 기술을 적용했다. 7형 와이드 LCD(액정표시장치)와 AI 기반 편의 기능 지원도 같다. AI DD모터와 자체 개발한 세탁기 온디바이스 AI 칩(DQ-C)을 탑재해 진동·소음을 줄이는 등 딥러닝 강화학습을 업그레이드했고, LG 씽큐 앱이나 제품에서 건조 완료 시간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초(超)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가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기술의 미학'을 신제품에 고스란히 담았다. 고급스러운 미니멀리즘 디자인 속에 기존에 없던 고객 경험을 가득 채웠다"면서 "LG 시그니처의 브랜드 테마 'Live Beyond'와 같이 차별화된 기술을 통한 생활가전 혁신을 지속 선보이며 고객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전했다. 앞서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서 선정하는 'CES 혁신상'을 받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 배송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오는 18일 제품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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