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수요 증가에 동남아 시장 2030년까지 100억달러 성장 전망

[CWN 김정후 기자] 국내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사업으로 갈등을 겪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동남아 특수선 시장 확대에서도 맞붙을 예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동남아시아에서 특수선 사업 확장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 보니파시오에 특수선 엔지니어링 오피스를 개소했다. 이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곳에 특수선 사업부 소속 △설계 엔지니어 △MRO △영업 담당 직원들을 파견한다. 현지 수요에 최적화된 기술 사양과 인도된 함정의 기술지원 및 보증수리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가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추진한 호라이즌 사업에서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특수선 시장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심화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군사정보기업 제인스는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가 지난해 80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HD현대중공업 외에도 많은 조선사들이 동남아 시장 확대를 계획 중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태국의 방산전시회 D&S(Defence & Security)에 참가해 2000t(톤)급 수출형 전투함과 태국에 수출했던 3000톤급 호위함,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장보고-III 3000톤급 잠수함, 미래 무인전력지휘통제함을 동남아시아 국가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한화오션은 전시회에서 필리핀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잠수함 수출 등 사업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화오션은 지난 2019년 태국에 3000톤급 호위함을 수출한 바 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이 호위함은 현재 동남아 지역 최고의 전함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사는 현재 국내에서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에서 맞붙고 있다. 개발비 1조8000억원과 건조비 6조원 등이 투입된 이 사업은 한화오션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사업은 현재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와 후속함 건조를 남겨두고 있다.
진행 과정에서 양사는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난 4일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서 임원급 인사의 개입이 있었다며 수사와 처벌을 요청하는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억지 주장”이라며 “한화오션이 제시한 증거는 정보공개법 위반”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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