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방한 중 PC방 세 번 찾은 이유…크래프톤·엔씨와 AI 협업 포석

남사웅

| 2026-06-08 10:49:37

GPU 영업 발판 삼던 PC방서 다시 한국 게임업계와 밀착…'RTX 스파크' 보급 구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CWN 남사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방한 일정에서 PC방을 세 차례나 찾았다. 한국 게임업계와의 친밀감을 시장에 과시하는 동시에, AI·게이밍 분야 협업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황 CEO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PC방에서 크래프톤 창업자인 장병규 의장과 만났다. 크래프톤의 핵심 IP '배틀그라운드'를 총괄하는 장태석 PD와 이강욱 최고AI책임자(CAIO)도 동석했다. 

황 CEO는 이어 길 건너편의 또 다른 PC방으로 이동해 김택진 엔씨 대표와 합류,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 직접 출연해 경품 추첨 행사까지 진행하며 팬들과 어울렸다. 두 행사 모두 경영진 간 비공개 협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황 CEO는 취재진 질의응답도 일절 없이 자리를 떴다.

이 같은 행보는 실무 협상보다 대외 상징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엔씨와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들이다. 

엔씨는 자회사 NC AI를 통해 피지컬 AI 학습용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크래프톤은 미국과 한국에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해 휴머노이드 로봇 AI 개발에 착수하는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합작회사 설립 MOU를 맺기도 했다. 피지컬 AI 개발에 엔비디아 하드웨어가 핵심 역할을 맡는 만큼, 두 선도 기업과의 관계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PC방 선택에는 역사적 맥락도 있다. 황 CEO는 2000년대 초 용산 전자상가를 직접 발로 뛰며 고객사를 만나 GPU 영업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대량의 고사양 PC를 주기적으로 발주하던 PC방은 핵심 공략 대상이었고, 이 전략이 강력한 경쟁사 ATI를 점유율에서 크게 따돌리는 발판이 됐다. 

장병규 의장은 행사 후 취재진에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게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회사"라며 "회사의 뿌리를 PC방에서 다시 확인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서 황 CEO가 공개한 AI PC 브랜드 'RTX 스파크'도 주목할 대목이다. N1X 칩셋 기반으로 Arm 설계를 채택해 AI 연산 효율을 끌어올린 제품으로, 네트워크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모델을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능력이 강점이다. 

AI 전환에 앞장서온 크래프톤·엔씨가 엔비디아의 AI PC 시장 선점 전략에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PC방에 RTX 스파크를 보급하는 구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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