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받은 후에도 'ICCU 터짐' 사고에 소비자 분통
"E-GMP 플랫폼 때문이냐 V2L 탓이냐"…국토부 민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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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운전자들이 주행중 멈춤 결함으로 불안해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
[CWN 윤여찬 기자] "주행중 갑자기 차가 멈춰서 깜짝 놀랐어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결함 현상은 31일 현재도 진행 중이다. 1년이 넘게 아이오닉5·아이오닉6·EV6·GV60 등 운전자들은 분통을 터트리지만 해결책이 보이질 않는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17만대 리콜이 결정됐지만 이마저도 별무소용이다. 리콜 이후에도 ICCU가 고장을 일으키거나 리콜 이후 출시된 신차 아이오닉5에서도 문제가 터지고 있어 오너들은 속이 터지고 있다. 운전자들은 "개선된 부품이 없는 것 같다"며 국토부에 민원을 넣기도 하지만 이렇다할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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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전기차에서 ICCU 터짐현상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어 운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기아 |
운전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나도 올 게 왔다"며 계기판 인증샷을 공유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의심하고 있는 부분은 V2L과 E-GMP 배터리다. 전기차는 두 개의 배터리(고전압·저전압)와 외부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V2L이 전기 흐름의 핵심인데 이를 모두 제어하는 장치가 바로 ICCU다. 워낙 높은 전압이 각 장치들을 오가는데 이를 전자적으로 정상 제어하지 못해 일어나는 설계 결함이다.
속칭 'ICCU 터짐' 현상이 일어나면 계기판에 전원 공급장치 점검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띄우면서 차는 서서히 멈추게 된다. 다행인 건 갑자기 멈춰버리는 게 아니라 서서히 속도가 줄어 들어 간신히 갓길로 차를 댈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자들은 고속도로에서 멈출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두려움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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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CU가 터짐 현상이 일어나면 갓길로 최대한 차를 이동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긴급호출을 불러야 한다. 사진=독자제보 |
문제의 핵심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전기차에서만 이 문제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배터리 시스템이 의심을 받고 있다. 전기차 밑바닥 전체에 배터리팩 형태로 깔아둔 E-GMP 시스템은 현대차그룹 고유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기아 전기차 중에서도 E-GMP가 적용되지 않은 니로나 코나EV 등에서는 ICCU 터짐이 나타난 적이 없다.
아울러 전기차에서 220볼트 플러그로 전기를 빼 쓸 수 있는 V2L도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V2L은 캠핑시 유용한 전기 사용 기능인데 다른 메이커들에선 찾기 힘든 장치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EVX에 유일하게 외부 V2L이 적용돼 있는데 ICCU 터짐 현상이 일어난 적은 없다. 다만 현대차·기아 전기차에는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V2L 시스템이지만 토레스EVX는 외부에서만 전기를 뽑아 쓸 수 있는 실외 V2L만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처럼 운전자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추측과 해결 방안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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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부터 ICCU 결함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국토부 |
아직 해결책은 없다. 현재 시행 중인 IC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는 리콜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상적으로 설계된 ICCU 부품이 개발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개선된 2세대 E-GMP 시스템이 내년쯤 출시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더 우려스러운 건 현대차·기아에서는 E-GMP 시스템을 얹은 새로운 전기차를 계속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소형 전기차에 E-GMP를 적용한 기아 EV3 출시와 함께 향후에도 줄줄이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ICCU 개선품 리콜없이 1~2년을 버텨온 현대차·기아에 향후 더 큰 리콜 폭탄이 떨어질지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CWN 윤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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