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순발행 전환...지난달 말 1조866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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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
[CWN 권이민수 기자] 카드사들의 올해 실적 개선에 파란불이 켜졌다. 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최근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3.2%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연초 4%에 육박하던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 완화의 기대감이 커진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AA+ 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3.206%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말 해당 금리가 3.366%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일주일 만에 016%포인트 떨어졌다. 여전채 금리가 3.2%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22년 3월 연 3.3%를 넘어선 이후 처음이다.
여전채는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 회사들은 은행 등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전채를 발행해 카드론, 현금 서비스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카드사들은 이자 비용 지급 부담이 줄어 순이익이 증가한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직후 여전채 금리는 사상 최초로 6%까지 치솟은 바 있다. 흔들리던 채권 시장은 금융 당국이 신속히 진화에 나서면서 점차 안정을 찾았고, 여전채 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해 여전채 금리는 줄곧 4%를 웃돌았고, 카드사들의 순이익도 대부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카드사들은 채권 발행을 줄이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긴축에 나서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 급등 여파로 카드사 전반의 조달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2023년 연간 이자비용은 총 3조8821억원으로,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1조1231억원) 증가한 규모였다.
그러다 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 여전채 금리는 연 3%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최근까지도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한층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1조8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한 달간 647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지난 2분기 중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2조1839억원으로 1분기(1조2429억원) 대비 9410억원 증가했다. 기타금융채는 은행 이외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기타금융채 발행액 추이는 여전채 발행액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여전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여전채 금리가 작년보다 낮아지면서 채권 발행 여건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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