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6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MG손해보험 노동조합 조합원과 사무금융노조 관계자 등 200여명이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철회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배태호 기자 |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막판 변수로 직원 고용승계 문제가 떠올랐다. 단순 인수합병(M&A) 방식이 아닌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는 형태인 '자산부채이전(P&A)'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당장 고용승계가 불투명해지면서, 노조는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며 총파업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MG손해보험지부는 16일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철회를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무기한 투쟁' 돌입을 선포했다.
MG손보는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지난 2022년4월 정부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MG손보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지만, 부실금융기관 지정 뒤 예보가 금융위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다.
네 차례 매각이 추진됐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었던 MG손보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만나면서 매각 실마리를 푸는 듯 했다.
다만, 부실금융기관 지정 후 계속해서 정상화를 요구했던 노조가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매각 향방은 불투명하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노리는 것은 현재 MG손보가 가진 계약과 우량자산,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할 예정인 공적자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 인수 방식이 법적으로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P&A 방식이란 점에서 향후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할 경우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한다.
실제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이 "(MG손보 인수가) 주주 이익에 부합하면 완주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할 것"이라며, 이익을 최우선한다는 방침을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MG손보 노조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12월9일 모든 국민과 언론과 국회의원이 윤석열 탄핵에 몰두해 있는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기습적으로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발표했다"며 "예금보험공사는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날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하고, 전 조합원 뜻을 모아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배영진 전국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장은 "(메리츠화재가 요구한) 아무런 고용승계 책임이 없는 P&A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지면 MG손보 700여명의 직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 수천 명이 길거리로 나앉게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밀실·야합으로 완성한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이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투쟁하며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현재로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이전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지난 8월 컨퍼런스콜에서 김용범 부회장이 말한 것처럼) MG손보 인수는 주주 이익을 최우선할 것"이라며, 사실상 고용승계는 고려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노조의 무기한 파업 선언 등에 대해서도 "노조 관련해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며 별도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