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 채식주의를 넘어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은 물론이고 육류 섭취 증가가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환경 보호를 위해 육류 섭취를 선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와 동시에 햄버거의 패티를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대신 식물성 단백질 재료로 조리한 이른바 베지 버거(veggie burger)가 등장했다. 채식 열풍과 함께 베지 버거 업계가 별도로 형성되었으며, 베지 버거 업계는 비건 열풍과 함께 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모두가 베지 버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 고기의 식감과 맛이 소고기, 돼지고기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고 불평한다. 이에, 해외 어느 한 기업이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대체 고기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AFP, Phys.org 등은 스위스 식품 가공 업체 퍼메니치(Firmenich)가 식물성 단백질로만 만든 고기의 맛과 영양을 육류 식품과 똑같이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보도했다.
퍼메니치는 육류와 대체 고기의 맛을 위해 화합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이 과정에 컴퓨터로 기록한 다량의 데이터베이스 동원은 기본이다.
퍼메니치 혁신 총괄인 제롬 바라(Jerome Barra)는 "다양한 맛을 내는 대체 고기 조리에 AI를 활용한다"라고 밝혔다.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선호도를 함께 파악하고, 다양한 맛의 조합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체 고기에 포함되는 식품 성분도 함께 계산한다.
이후, 알고리즘이 다양한 조합으로 만든 대체 고기의 재료와 영양 성분 결합을 분류한다. 퍼메니치 소속 셰프가 알고리즘이 제공한 정보를 기반으로 대체 고기를 직접 조리하면서 소비자에게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만한 고기를 찾아낸다.
그동안 대체 고기 가공 업계는 일반 육류 식품과 똑같이 단백질을 함유함과 동시에 훌륭한 식감을 구현하는 식품을 생산하는 방법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알고리즘의 조리법, 영양소 결합 과정이 식품 가공 과정을 간소화하면서 소비자의 미각을 사로잡을 대체 고기를 조리할 수 있게 되었다.
퍼메니치 CEO 길버트 고스틴(Gilbert Ghostine)은 "앞으로 대체 고기 제조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추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글로벌 대체 고기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시장 성장세를 견인하는 요소는 일반 육류 식품과 똑같은 맛과 식감 구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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