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N(CHANGE WITH NEWS) - 형사 재판 배심원 판결, VR 헤드셋으로 한다?

VR 헤드셋은 주로 몰입도 높은 게임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목적, 혹은 생생한 현장 체험을 위한 교육 목적으로 활용된다. 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을까?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연구팀이 연구 논문을 통해 새로운 VR 헤드셋 활용 방법을 제시했다.

VR 헤드셋, 법정에 등장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매셔블이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 VR 헤드셋이 배심원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재판에 참석한 배심원 모두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법정에서 다루는 범죄 현장을 똑같이 재현한 VR 영상과 이미지를 슬라이드쇼 형태로 본다. 연구팀은 피고와 원고, 검사, 변호사, 증인의 설명만 듣는 것보다 현장을 재현한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판결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VR 헤드셋을 활용하는 방안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VR 헤드셋이 배심원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Unity)의 비디오 게임 엔진과 바이브 프로 아이 VR 헤드셋(VIVE Pro Eye VR headset)으로 실험용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후, 포렌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건 현장을 재현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각각 15명으로 구성된 연구 참가자 집단에 같은 범죄 현장을 제시했다. 이때, 한 집단에는 범죄 현장을 담은 사진만 제공했다. 또 다른 한 집단에는 범죄 현장을 스캔한 뒤, 영상으로 그대로 재현한 VR 헤드셋을 제공했다.

이후, 두 집단의 사건 이해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두 집단의 사건 이해도와 판정 모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만으로 사건을 판단한 집단의 사건 이해도는 46.67%로, VR 헤드셋으로 사건을 본 집단은 86.67%로 확인됐다.

VR 헤드셋, 법정에 어떤 도움 주나?
연구팀은 VR 헤드셋이 사건 현장을 정확하게 담아내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진으로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는 일부 현장을 더 선명하게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덕분에 배심원단이 실제 사건 현장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VR 헤드셋을 활용한다면, 사건 현장을 정확히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연구팀의 앤드류 커닝엄(Andrew Cunningham) 교수는 "배심원단이 실제 사건 현장을 방문하는 데 큰돈을 지출하게 된다. 그러나 VR 헤드셋은 사건 현장을 정확하게 담아내는 덕분에 사건 판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커닝엄 교수는 현재 법원에서 범죄 현장 촬영에 사용하는 레이저 스캐너가 사건 현장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강조하며, VR과 같은 기술 제작 비용 자체가 비싸도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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