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면서 가상 토지 투자를 지원하는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다. 어스2(Earth 2)와 브이파크(vPARK), 애프터어스(AFTEREARTH) 등이 대표적이다. 세 곳 모두 사업자나 지향점은 다르지만, 사용자에게 땅을 팔아 수익을 챙기는 구조는 같다.

대표적으로 어스2는 전 세계 모든 지역의 지도를 그대로 복제해 10㎡ 단위의 구역을 '그리드(Grid)'로 쪼갠 뒤 사용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모든 땅의 가치는 0.1달러로 시작하지만, 새로운 사용자가 특정 국가의 땅을 사면 국가 전체의 땅값이 오른다. 이렇게 구매한 땅은 '마켓플레이스(Market Place)'라는 이름의 가상 부동산 시장에서 다른 이용자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어스2와 브이파크, 애프터어스는 조금씩 다른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어스2는 메타버스를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장기 목표에 따라 제작하였다. 사용자가 각 토지 위에 게임이나 집, 쇼핑 센터를 건설할 수 있게 하고 이 과정에서 토지 보유자들에게 혜택(이익)을 낼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반면, 브이파크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가상현실로 옮겨 놓는 것이 사업의 주된 목표다. 사용자가 360도 카메라로 콘텐츠를 찍어 올리면, 그 장소에서 기업이 행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낼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애프터어스의 사업 목표는 '사용자 친화적인 가상현실의 조성'으로, 앞선 두 업체보다 추상적인 목표만 공개하였다.
과연 가상 부동산이 제 2의 비트코인이 될 수 있을까? 필자는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단순히 사용자의 토지 매매를 중개하는 것 외에 수익 창출 수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해당 사업자를 신생 메타버스 업체가 아니라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폰지사기) 업체라고 본다. 일례로 브이파크는 사용자 개인에게 '추천 코드'를 발급하고 있다. 새로운 사용자가 이 코드를 사용해 토지를 구입하면 토지를 소유한 사용자와 구매한 사용자 모두에게 5%의 이자를 지급하는 식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추천인을 받는 형태가 폰지사기의 수법과 유사하지 않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게다가 수익을 창출했다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직접 투자한 돈과 이자를 돌려받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어스2는 신용카드나 온라인상 결제 수단인 '페이팔(PayPal)'을 연결하기만 하면 쉽게 가상의 땅을 구매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본사 이메일로 계좌 명의자 이름·이메일 주소·은행 이름·은행 계좌 이름·계좌 번호·SWIFT 코드·받을 금액과 국제 이체 관련 모든 정보를 영문으로 제공해야 한다. 투자금을 돌려받는 데도 최소 수 주에서 수 개월이 걸린다.
가상 부동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가 구매한 토지 위에 건물을 짓거나, 가게를 통해 수익성을 계속해서 낼 수 있고, 그것을 비트코인처럼 실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발전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가상 부동산 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대비 국내 토지 가격이 26,00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메타버스 기술의 인기 상승세가 계속되고 사용자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계속 성장하면서 제 2의 비트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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