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브롤터 해협 남쪽 반도 지브롤터가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지브롤터 당국은 블록체인 기업 발레리움(Valereum)의 지브롤터 증권거래소(Gibraltar Stock Exchange, GSX) 인수 요청을 검토 중이다. 즉, 지브롤터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Bitcoin, BTC), 도지코인(Dogecoin, DOGE)과 함께 기존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통합 증권거래소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브롤터 당국의 블록체인 기업의 현지 증권거래소 인수 검토는 영국과 중국 등 암호화폐 자산 투자를 공개적으로 경고하거나 금지한 세계적 추세와 반대된다.
사실, 지브롤터는 발레리움이 지브롤터 증권거래소 인수를 고려하기 전인 2018년부터 암호화폐 기업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면서 현지 규제 당국에 암호화폐 분야 관련 자문을 지원하는 등 암호화폐 중심지가 되기 위한 준비를 이어왔다.
지브롤터 당국은 지금까지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업 14곳의 사업 운영을 공식 승인했다. 지브롤터를 발레리움의 암호화폐 거래 프로젝트 중심지로 택한 발레리움 의장 리처드 폴든(Richard Poulden)은 총 3조 5,000억 파운드(약 2조 6,00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부문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가치와 맞먹는 규모이다.
이어, 폴든 의장은 지브롤터 내 불법 행위 근절에 담당 인력의 철저한 작업보다 기술을 중심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자금 세탁 방지는 다른 자금 출처를 악용한 불법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블록체인으로 불법 행위를 추적하고는 자금 출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 근본적으로 담당 인력보다는 기술에 의존할 때 더 수월하게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발레리움의 지브롤터 증권거래소 인수 승인이 완료된다면, 지브롤터가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반대로 지브롤터 당국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조세 회피처라는 수식어와 함께 지브롤터의 명예가 실추하면서 현지 경제를 위협할 외교 제재가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지브롤터 당국은 '조세 회피처'라는 오명을 벗고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지브롤터가 "지브롤터가 전 세계적 조세 회피처"라고 보도한 스페인 지역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언급할 수 있다.
알버트 아이솔라(Albert Isola) 지브롤터 디지털 금융 서비스 및 공공 자원부 장관은 "지브롤터가 지난 20년간 조세 회피처가 되었으나 이제는 세법과 정보 공유 정책을 개정했다. 앞으로 암호화폐 규제 정책을 도입하면서 탈세를 비롯한 각종 편법을 근절하고, 투자자의 신뢰성을 보장할 것"이라며, "사업 운영 허가 기업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분류하면서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지브롤터 당국이 발레리움의 인수를 승인한 뒤 자금 세탁, 암거래 성행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포렌식 회계 컨설팅 기업 포렌식 리스크 얼라이언스(Forensic Risk Alliance)의 찰리 스틸(Charlie Steele)은 "자금 세탁과 제재 회피, 테러 자금 조달 등 각종 불법 자금 확보가 수월해질 위험성이 있다. 세계 규제 당국은 발레리움의 지브롤터 증권거래소 인수 승인 가능성을 우려하며, 승인 이후 지브롤터 증권 거래소를 통한 자산 거래를 비관적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10월, 발레리움이 지브롤터 증권거래소 인수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 전,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장은 "암호화페는 제대로 된 규제가 갖춰지지 않은 자산 범위이다. 사기, 불법 행위, 악용 문제 위험성이 크다"라며, 주류 금융 체계로 편입하기에는 불법 행위 발생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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