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英 규제 당국, 메타 규제 예고...오큘러스 VR 헤드셋 아동 안전성 지적

박소현 / 2022-01-11 13:33:43

가디언, 엔가젯 등 복수 외신이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페이스북)이 VR 헤드셋 때문에 영국 규제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영국 정보 위원회(Information Commissioner)는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 2 헤드셋 관리 관행과 관련, 온라인 아동 안전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아동 권리 보호 세력의 경고에 따라 조사한다.

그동안 많은 아동 안전 전문가가 오큘러스 퀘스트 2 헤드셋에는 아동의 유해 콘텐츠 접근 차단 기능과 같은 부모 통제 기능이 없어, 아동의 플랫폼 학대 위험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디지털 권리 단체인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CDH)는 수차례 오큘러스의 최고 인기 소셜 앱 VR챗(VRChat) 내 괴롭힘 문제 신고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진 점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VR챗 내 문제 사례 중에는 18세 미만 아동의 아바타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같은 괴롭힘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법률상 앱과 웹사이트의 아동 데이터 악용 예방 규정은 VR 헤드셋과 같은 커넥티드 기기에도 적용되지만, 콘텐츠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규정을 위반한 기업은 최대 1,750만 파운드 혹은 기업의 글로벌 사업 매출 4%를 과징금으로 부과받는다. 만약, 정보 위원회가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 2 헤드셋 관리 관행이 아동 데이터 악용 예방 규정 위반 사항에 해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면, 최대 25억 파운드를 과징금으로 선고할 수 있다.

아동 규정을 제정한 비반 키드론(Beeban Kidron) 의원은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 2 헤드셋 관리 관행이 아동 규정 위반 사항이라고 분석했다. 키드론 의원은 오큘러스 헤드셋 사용 연령이 13세 이상으로 지정돼, 메타가 사용자의 연령을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마찬가지로 사용 연령이 13세 이상으로 지정된 VR챗도 사용자 연령을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미성년자가 사용 중인 것을 확인했을 때는 아동을 겨냥한 괴롭힘 문제 예방 대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키드론 의원은 "오큘러스 제품과 같은 VR 헤드셋을 사용하는 아동은 채팅방에 접속하면서 각종 위험성을 직면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를 보면, 단순히 최저 연령 요구사항 선언문에 박스 표시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 연령에 따른 적극적인 보호 대책은 없다. 아동 학대나 희롱, 인종차별, 음란물 유포 등과 같은 악의적인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없도록 장벽을 설정하기에는 역부족이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아동 보호 자선단체 NSPCC의 아동 안전 온라인 정책 총괄인 앤디 버로우스(Andy Burrows)는 메타의 아동 규정 준수 여부와 관련,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몰입감이 높은 가상 환경에서는 아동이 이전과는 다르면서도 심각한 방식으로 유해한 콘텐츠와 괴롭힘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암시한다. 그리고, 메타가 오큘러스 헤드셋을 관리하면서 초기 서비스 구상 단계에서부터 안전 보호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라고 강조했다.

정보 위원회는 메타에 18세 미만 아동의 오큘러스 제품 및 서비스 사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른바 '아동 규정'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적정 연령 설계 규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보 위원회 대변인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개인 데이터를 이용하면서 아동에게 접근하는 온라인 서비스와 상품은 영국의 아동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라며, "앞으로 메타와 함께 오큘러스 제품 및 VR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 아동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보호 관행을 논의할 것이다. 기업의 데이터 취급 관행에 불만이 있는 아동, 부모 누구나 정보 위원회에 항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타 대변인은 오큘러스 헤드셋이 영국의 아동 규정을 준수한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메타는 규정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준수하며, 사용자의 연령에 따른 적합한 경험 제공 조건을 충족한다"라고 말했다.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소현

IT/Tech, 금융, 산업, 정치, 생활문화, 부동산, 모빌리티

뉴스댓글 >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