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넘게 전쟁이 계속되는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들어 온라인 수업이 재개되었다.
미국 비즈니스 잡지 포브스는 러시아 침략 이후 한동안 수업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공교육 현장이 최근, 줌과 구글 미트 등을 중심으로 뿔뿔이 흩어진 학생과 교사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키이우 학군 관리자인 예브게니바 야로바(Yevgeniya Yarova)는 지금도 일부 학생의 행방을 알 수 없으나 폴란드, 독일 등 다른 국가로 무사히 피난한 학생을 중심으로 서서히 온라인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야로바는 담당 학군의 학생 2만 6,000명 중 7,000여 명이 지금도 우크라이나에 있으며, 현재 담당 학군 중 108개교가 격전 지역이 되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지 기술자와 이동통신사 엔지니어의 헌신 덕분에 러시아 침략 이후 지금까지 제법 훌륭한 수준의 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유지한다. 이 덕분에 상대적으로 전쟁 피해가 적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은 물론이고, 키이우 등 전쟁으로 황폐화된 일부 지역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다시 진행하게 되었다.
야로바의 담당 학군 중 대다수 학교는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목숨을 잃은 학생과 학생 가족을 애도하는 침묵으로 매일 수업을 시작한다. 이후 수학과 우크라이나어, 영어 수업을 진행하며, 교사와 학생은 매일 전쟁 상황과 가족의 안전을 이야기한다.
야로바는 “현재 거의 모든 학생의 아버지가 전쟁에 참여했다. 이에, 많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서로 줌으로 아버지의 행방과 생사를 이야기하면서 전쟁 상황을 논의한다”라고 전했다.
포브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이바노 프란키브스크(Ivano-Frankivsk) 지역에 거주하는 11학년 학생 율리아 야니우크(Yulia Yaniuk)는 안전 문제와 피난처로 활용 중인 학교 상황 때문에 줌으로 원격 수업을 듣는다.
야니우크의 학우 중 몇 명은 이탈리아까지 피난을 떠난 상태이며, 현재 모두 원격 수업에 출석한다. 전쟁 이후에는 주로 ‘전쟁 심리학’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한다. 간혹 SNS 앱 바이버(Viber)도 원격 수업 수단으로 활용한다.
야니우크는 “온라인 수업 덕분에 학우와 교류하면서 전쟁의 암울한 상황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 속에서 재개되는 온라인 수업이 코로나19 상황보다 더 암울하다는 사실을 함께 언급했다. 야니우크는 “코로나 시기에는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제는 수업 도중 공습 경보가 울려 즉시 대피소로 이동하는 일이 흔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키이우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은 온라인 수업을 재개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온라인 수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야로바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하르키우 학생 극소수가 온라인 수업에 출석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마리우폴이나 체르니히우 지역에서는 출석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