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애플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출시했을 당시 팀 쿡은 대형 유통매장이 애플페이 결제 지원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애플페이를 여러 유통매장에서 채택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전 세계가 애플페이를 채택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애플페이 출시 후 8년이 지난 지금 팀 쿡의 확신이 현실이 되었다. 현재 애플페이는 사용자 수 수백만 명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와 동시에 이전처럼 지갑을 꺼내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가 줄어들었다.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이 토마스(Zoe Thomas) 기자와 월스트리트저널 ‘성공의 과학(Science of Success)’의 칼럼니스트 벤 코헨(Ben Cohen)이 매체 공식 팟캐스트 채널 ‘테크 뉴스 브리핑’을 통해 애플페이 출시 8년 후의 결제 방식 변화를 이야기했다.
코헨 기자는 애플페이가 출시 초기 조롱을 받을 정도로 외면받았으며, 2016년 기준 애플페이를 활성화한 아이폰 개통 기기 비율은 단 10%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017년과 2018년, 애플페이를 활성화한 아이폰 수가 두 배 증가한 뒤,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 아이폰 50%가 애플페이를 채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재 애플페이를 활성화한 아이폰 비율은 약 75%로 추산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출시 초기 애플페이 채택률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현재 75%까지 성장세를 기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코헨 기자는 아이폰 설정에서 애플페이 업데이트 알림을 끊임없이 보낸 것이 애플페이 채택률 증가의 첫 번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이 끊임없이 애플페이 설치 및 업데이트 알림을 보내, 일부 사용자의 짜증을 유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애플페이를 업데이트하게 되었다.
코헨 기자는 사용자의 짜증 유발보다 미국 소비자를 중심으로 애플이 제시한 미래 전망을 따라잡고자 하는 바람이 애플페이 채택률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애플페이 출시 당시 미국 전역의 유통매장 중 비접촉 결제 지원 인프라를 갖춘 매장의 비율은 단 3%였다.
애플이 제시한 추산 결과 기준, 현재 비접촉 결제 지원 인프라를 확립한 매장 비율은 90%로 훨씬 더 증가했다. 비접촉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매장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결제 행동도 바뀌었다.
이어서 코헨 기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 국가가 미국보다 앞서 비접촉 결제 방식을 채택했다. 애플은 다른 국가의 비접촉 결제 방식 활용 동향에 주목하며, 미국 시장에서 애플페이의 성공을 낙관했다”라며, “애플은 매장이 비접촉 결제 방식을 지원할 기술을 하루아침에 갖출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애플페이 성장 전략을 장기적으로 내다보았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애플페이 채택률 증가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다수 소비자가 물리적 카드나 현금을 건네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소비자가 단순히 스마트폰 일부분을 단말기에 가까이 대기만 하면 결제 과정을 처리하는 비접촉 결제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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