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계에서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거나 보건 기록을 관리하는 사례가 증가하였다. 의학계의 기술 활용이 활발해짐에 따라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이 AI를 활용한 새로운 질병 진단 방식을 적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테크 매체 데이터이코노미는 미국 국립보건원이 환자의 음성 데이터로 정신 건강과 질병을 진단할 대규모 AI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한 소식을 보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방 지원금 1억 달러 이상 확보한 미국 국립 보건원의 브리지 투 AI(Bridge to AI)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대규모 보건복지 데이터베이스 확립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AI 기반 음성 진단 프로젝트는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코넬대학교 등 대학 10여 곳과 협력한다. 프로젝트는 4년간 환자 3만 명의 음성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 유전 정보 등을 수집하여 AI 훈련에 활용하고자 한다.
이번 연구를 이끄는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보건 음성 센터 소장 야엘 벤수산(Yael Bensoussan)은 대화 도중 성대 진동부터 호흡 패턴까지 모든 정보로 정신 질환과 신체 질환의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파킨슨 환자는 느린 속도로 조용하게 말한다. 뇌졸중 환자는 말을 자주 더듬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전문의가 AI를 활용해 우울증이나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신경학상 질병과 음성 장애, 정신 장애, 호흡 장애, 소아 장애 등 5가지 질환을 앓는 환자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환자 3만 명의 임상 데이터 및 유전 정보 등 데이터를 수집해, 환자의 건강 이상 징후 유무를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는 전문의와 환자 간 연결을 도울 앱 개발로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외딴 지역 거주자와 소외 계층의 의료 접근성 격차를 좁히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 장기적으로는 시리, 알렉사 등 음성 비서가 사용자의 음성 변화를 감지하고는 의료 기관에서 자세한 진단을 받도록 권고할 수 있는 수준으로 AI의 질병 감지 능력을 향상하고자 한다.
벤수산 연구원은 “미국 의료계에는 이른바 오픈소스 의료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하다. 모든 의료 시설이 자체 데이터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 대규모 의학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 인프라 확립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미국 국립보건원의 음성 기반 질병 감지 AI 개발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는 ‘건강 보험 이동성과 결과 보고 책무 활동(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규정을 언급하며, 환자 의료 프라이버시 관리 상태와 연구원 간의 환자 음성 데이터 공유 가능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벤수산 연구원도 “환자가 연구 목적으로 음성 데이터를 기부해도 음성 데이터 소유권을 지닌 당사자와 음성 데이터 활용 범위, 상업적 목적으로의 활용 가능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프로젝트의 일부 문제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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