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일, 라이브 드로잉의 창시자인 김정기 화백이 별세하였다. 그러나 해외 온라인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의 보도와 같이 김 화백이 세상을 떠나고 며칠 뒤 5you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전직 프랑스 게임 개발자가 김 화백의 작품을 AI 모델로 복제한 뒤 공유했다. 5you는 김 화백의 작품 오마주라고 주장했으나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고인의 작품 표절이라는 비판 여론을 직면했다.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은 테크 업계의 새로운 열풍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및 만화 아티스트와 팬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5you가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김 화백의 작품을 복제한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사건으로 애니메이션 및 만화 커뮤니티에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애니메이션과 만화 커뮤니티에서 저작권을 사용한 팬 아트 제작 인정 범위가 구분되었다. 하지만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의 저작권 사용 기준이 모호하다. 또, 애니메이션과 만화 팬 커뮤니티의 강력한 충성도가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개발 기업과 아티스트, 법률 전문가 사이의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
5you의 논란에 앞서 일본 AI 스타트업 라디우스5(Radius5)가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크리에이터를 겨냥한 AI 이미지 프로그램 미믹(Mimic) 베타 버전 출시를 선언했다. 미믹은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게재하고, AI를 개인 화풍에 따라 맞춤용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라디우스5는 미믹 시범 운영을 위해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5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미믹 출시 직후 라디우스5가 시범 프로그램을 위해 채용한 아티스트가 SNS에서 집중 비판 대상이 되었다. 미믹이 아티스트의 동의 없이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집단의 비판도 이어졌다. 결국, 라디우스5 CEO 우루시하라 다이스케(Daisuke Urushihara)는 아티스트 비판 자제를 요청하며, 베타 버전 출시를 중단했다.
결국, 일본 아티스트 사이에서는 일러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스크린샷을 캡처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이 관행처럼 확산됐다. 더불어 일본 애니메이션 및 만화 커뮤니티가 AI 예술 관련 윤리성과 저작권 법률책임을 위한 초기 검증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 커뮤니티에서는 팬 아트를 통한 저작물 재생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팬 아트 이외의 영역에는 저작권법 위반을 엄격하게 다룬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리트윗하기만 해도 법률 기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의 문제 이후, 결과물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훈련 시 사용한 이미지와 똑같거나 매우 유사할 때 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법무법인 스토리아(Storia) AI 프로그램 전문 변호사 가키누마 다이치(Taichi Kakinuma)는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완성한 이미지가 훈련 이미지 데이터와 똑같거나 비슷하다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믹은 특정 아티스트의 작품 만으로 알고리즘을 훈련하므로 저작권 침해 위험성이 더 크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법원에서는 저작권 침해를 판단할 때,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완성한 결과물의 상업적 사용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많은 아티스트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퀴어 로맨스 애니메이션 아티스트인 후쿠이 하루카(Haruka Fukui)는 AI 기술이 자신과 같은 아티스트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하루카는 “아티스트의 일러스트레이션 제작 수요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아티스트 사이에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건비 절약 가능성과 일자리 감소 우려가 커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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