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규제리스크·노사 갈등 해법 등 조직 안정화 숙제
![]() |
▲SM 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지시·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10월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치소에서 보석 석방돼 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주진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한 의혹으로 구속됐던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10월 31일 석 달 만에 풀려났다.
최악의 총수 부재 사태를 맞았던 카카오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와 계열사 정리 등 중대 과제가 쌓인 만큼 김 위원장은 경영에 복귀해 쇄신의 고삐를 죌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겹치는 사업을 정리하는 경영 효율화 작업차원에서 그룹 개편 작업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138개였던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올해 6월 말 기준 125개로 반년 사이 13개가 줄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부재로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면서 현재 122개까지 감소하는 것에 그쳤다.
우선 카카오VX는 지난 8월 골프용품, 헬스케어, NFT 사업을 올해 안에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웹툰 시장, 내년 중으로 대만 웹툰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서비스 '카라-CXR' 등을 운영하던 계열사 씨엑스알랩도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숨빗AI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숨빗AI는 카카오브레인에서 카라-CXR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들 세운 회사로 이 스타트업이 씨엑스알랩을 흡수합병한다.
AI 신사업에도 힘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지난 22일부터 3일간 개발자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 2024'를 열고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서비스 성공 여부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이를 잠재우고 추진력을 더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조직들의 안정화도 고심거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콜차단'의 혐의로 역대급 과장금 제재를 받은 데 이어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정부의 최종 제재도 코앞에 두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
노사 관계 등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이는 문제도 시급하다. 재택근무제를 부활시키자는 노조 요구에 사측에서 코어타임제(집중 업무 시간제)도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내부 갈등이 점화됐다. 근무제 외에도 인사평가제 등 제도 개편을 두고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노조 가입이 늘었다. 카카오 노조가 지난 8월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지난달 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창사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경영진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완전한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WN 주진 기자
jj72@cwn.kr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