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휘관이 전장에 나서기 전 가장 먼저 점검하는 사고 틀이 있다.
임무(Mission), 적(Enemy), 지형·기상(Terrain & Weather), 아군 병력(Troops), 가용 시간(Time), 민간 요소(Civil Considerations)를 종합 분석하는 METT-TC다.
이는 감정이나 기세가 아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기 위한 냉철한 판단 도구다.
전장과 다름없는 선거판, 특히 풀뿌리 민심이 충돌하는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에도 지금 필요한 것은 결집 구호가 아니라 이 군사적 사고 틀에 기초한 전략적 재정렬이다.
Mission(임무): ‘국정 견제와 대안 제시’
지방선거는 단순한 의석수 경쟁이 아니다. 중앙 권력의 독주를 견제하고, 향후 정치 지형을 준비하는 중간 평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가 설정해야 할 임무는 분명하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견제하고, 대안 세력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무엇을 이길 것인가, 왜 이겨야 하는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이 지휘 의도가 당 전체에 공유되지 않는다면, 선거는 시작도 전에 흔들린다.
Enemy(적): ‘정권 안정론’이라는 프레임
민주당은 이미 ‘정권 안정’과 ‘개혁 지속’이라는 단일 프레임을 구축했다. 중앙과 지방 권력을 동시에 장악하려는 전략이다.
상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려 하는가다.
여권은 중앙 정책의 한계를 지역 성과로 희석하고, 보수의 과거 논쟁을 끌어내 전선을 흐리려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은 감정적 반발이 아니라 프레임의 차단과 재구성이다.
Terrain & Weather(지형·기상): 수도권이라는 험지
선거 지형은 여전히 보수에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수도권은 인구 구조, 여론 환경, 미디어 지형 모두에서 전형적인 험지다.
고물가·고금리·주거 불안으로 상징되는 체감 경제 역시 보수에 불리한 기류로 작용한다.
험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분명하다.
이념이 아니라 중도층의 삶의 불안을 정확히 읽고, 그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이를 외면한 전략은 출발부터 실패다.
Troops & Support(아군 병력·지원): 인물이 전투력이다
지방선거는 결국 사람의 싸움이다. 중앙 정치에서 소모된 인물이 아니라, 지역 문제를 꿰뚫는 생활형 전문가와 신뢰받는 인물을 전면에 세워야 한다.
공천은 보상이 아니라 '전력 배치'다.
계파 갈등과 사천 논란은 아군 사기를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에 불과하다.
원칙과 기준이 분명한 공천 시스템만이 내부 결속과 외연 확장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Time Available(가용 시간):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공천 확정, 후보 검증, 공약 전달에는 최소한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대응이 늦어질수록 선택지는 줄어든다. 선거에서 속도는 곧 전투력이다.
여권보다 한발 앞선 공약 제시와 이슈 선점이 판세를 바꾸는 승수가 된다. 시간을 허비하는 순간, 주도권은 넘어간다.
Civil Considerations(민간 요소): 민심이 전장의 중심이다
현대전에서 민간 요소가 승패를 가르듯, 선거의 최종 판단자 역시 무당층과 중도층이라는 민심이다.
중앙 정치의 정쟁이 아니라, 교통·교육·복지·안전과 같은 생활 의제가 핵심이다.
민심을 얻지 못한 군대가 점령군에 불과하듯, 생활을 외면한 정당은 지방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일부 보수 진영에서 반복되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아스팔트 정치 역시 이 지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이는 결집이 아니라 민심과의 괴리다.
METT-TC 관점에서 보면, 이는 전장 현실과 동떨어진 독자 행동에 가깝다.
전투는 구호가 아니라, 지형과 민심 위에서 치러진다.
지방선거에서 보수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고통을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는 정치다.
감정적 충성 경쟁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정책 한계와 민생 문제를 정밀하게 겨냥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아스팔트가 아니라 민생의 골목으로.
구호가 아니라 실천으로 향할 때, 비로소 승리의 조건은 갖춰진다.
보수의 지방선거 승리 공식은 단순하다.
명확한 임무를 공유하고(M), 상대의 프레임을 읽고(E), 험지의 현실을 인정하며(T), 유능한 인물을 전진 배치하고(T),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며(T), 오직 민심만을 바라보는 것(C).
METT-TC를 외면한 정치는 패배를 반복한다.
민심을 읽는 보수만이 다시 지방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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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대학원 석사
前 건국대학교 재난안전 관리학과 겸임교수
前 한중앙아시아교류재단 이사장
前 용인시정연구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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