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 통과에도 '파열음’…야당·법조계, 李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촉구

신현준 기자 / 2026-03-04 18:21:59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대법관 증원'을 핵심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종결 투표가 시작되자 단상을 점거하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법개혁 3법은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26~28일 사흘 연속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지만, 민주당이 종결 동의 등을 거쳐 표결을 진행하면서 법안은 모두 통과됐다. 국힘은 이를 ‘입법 폭주’라고 비판했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위헌 소지를 거론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사법개혁 3법 가운데 가장 먼저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다. 해당 법안은 판사·검사와 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형사사건에서 법률 적용을 왜곡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 방식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날 처리된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법원의 확정판결이 헌법·법률을 위반했거나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요건을 충족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1인당 과중한 업무를 분산시키자는 취지로 대법관을 공포 2년 뒤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증원해 총 26명으로 늘리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 처리를 “국민 권리 향상과 법치 신뢰 회복을 위한 ‘사법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법개혁 3법의 국회 통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사법이 아닌, 국민의 권리를 중심에 두는 사법정의가 바로 세워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도적인 법령 왜곡 적용을 막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법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민의 기본권과 우리 헌법이 침해받지 않도록 했다”라며 “대법관 증원으로 재판 지연을 완화해 재판의 속도와 공정성을 높였다”라고 말했다.

반면 국힘은 법안 처리 전반을 ‘사법부 압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달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파괴 3대 악법을 발의하고 찬성한 국회의원 모두의 이름이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이 본인들이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온 국민을 사법파괴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국힘 조배숙 의원은 법왜곡죄에 대해 “헌법 정신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사법부 독립을 뿌리째 뽑으려는 사법개악”이라며 “제도의 본질을 파괴해 특정인의 방패로 삼고 법치를 허물어 범죄자 도피처를 만드는 비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힘은 특히 재판소원제가 사실상 ‘4심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사법부를 권력의 거수기로 만들 수 있다”라는 취지로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민주당 내부에서는 법왜곡죄 처리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위헌 논란이 거세지자 본회의 전날 개정안을 급히 수정했고, 수정안을 처리했다. 이후 원안을 주장했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표결에 불참했다.

법조계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박승서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 14명은 4일 성명을 내고 "사법개혁 3법은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 구조의 변경 시도"라며 "그럼에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헌법적 검토 없이 밀어붙이듯 처리됐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법 구조와 삼권분립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개악으로 결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 없다”라면서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진 대통령이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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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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