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2.3초…지붕 열고 시속 100km 찍는 ‘8억 슈퍼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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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에 위치한 페라리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공기의 결이 달랐다. 평소 접하던 슈퍼카 공개 행사와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전시장 한가운데 붉은 실루엣 하나가 놓여 있었고, 커버가 벗겨지는 순간 현장 곳곳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국내 최초로 공개된 모델은 페라리 라인업 최상위 오픈톱 모델인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849 Testarossa Spider)’. 이름부터 강렬했다. 1980년대를 상징했던 전설적인 테스타로사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모델이자, 사실상 SF90 스파이더의 후속 성격을 지닌 새로운 플래그십 오픈톱 슈퍼 스포츠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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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한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는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과격하고 미래적이었다. 낮게 깔린 차체와 극단적으로 넓은 리어 펜더, 날카롭게 다듬어진 기하학적 라인은 마치 르망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를 도로 위로 끌어낸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루프를 연 상태에서 바라본 실루엣은 일반적인 컨버터블과는 결이 달랐다.
쿠페의 비율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뒤쪽으로 갈수록 근육질처럼 부풀어 오르는 디자인이 강렬한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페라리가 왜 이 차를 단순한 스파이더가 아니라 ‘오픈톱 슈퍼 스포츠 베를리네타’라고 설명하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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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본 디테일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전면부는 얇고 길게 이어진 헤드램프와 브리지 형태의 구조물이 연결되며 공기 흐름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었고, 측면 에어 인테이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 냉각 효율과 다운포스를 위한 기능적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후면은 기존 페라리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트윈 윙 형태로 나뉜 리어 구조와 거대한 디퓨저, 공격적인 공력 패키지가 결합되며 레이스카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페라리에 따르면 이 차는 시속 250km에서 최대 415kg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기존 SF90 스파이더보다 25kg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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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현장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졌던 건 ‘전동화 시대의 페라리’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이었다.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는 단순히 전기모터를 얹은 하이브리드 슈퍼카가 아니다. 페라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에 가깝다. 차체 뒤에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엔진만으로 830cv(약 819마력)를 발휘한다. 여기에 전기모터 3개가 결합된다. 앞 차축에 2개, 뒤쪽에 1개가 배치되는 구조다. 시스템 총 출력은 무려 1,050cv에 달한다. 양산형 페라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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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만 봐도 현실감이 떨어질 정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2.3초 수준, 시속 200km까지는 6초대 중반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330km/h를 넘는다. 차체는 전장 4,718mm, 휠베이스 2,650mm 규모로 설계됐으며,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결합된다. 7.45kWh 배터리를 기반으로 약 25km 정도의 순수 EV 주행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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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더 강조한 부분은 단순 가속 성능보다 ‘제어 능력’이었다. 최신 ABS Evo 시스템과 FIVE(Ferrari Integrated Vehicle Estimator)가 적용되며 차량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네 바퀴의 접지력과 제동력을 극도로 정교하게 배분한다.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압도적인 성능을 드라이버가 다룰 수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페라리는 이 모델을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감성을 희생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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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톱 모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컨버터블 슈퍼카는 구조 보강 때문에 무게가 늘어나고 강성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는 그런 약점을 거의 느끼기 어렵게 설계됐다. 접이식 하드톱(RHT)은 시속 45km 이하에서 단 14초 만에 개폐된다.
루프를 접은 상태에서도 실내 난기류를 줄이기 위해 시트 뒤쪽에는 새로운 윈드캐처 시스템이 적용됐다. 공기를 좌석 뒤 리어 선반 흡입구로 유도하고 하단으로 배출하는 방식인데, 고속 오픈 드라이빙에서도 실내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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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분위기는 기존 페라리보다 훨씬 현대적이었다. 디지털 인터페이스 비중이 커졌지만 운전자 중심 구조는 여전히 강하게 살아 있었다. 낮게 앉는 시트 포지션과 운전석을 감싸듯 배치된 구조, 그리고 전투기 조종석 같은 감각은 여전히 페라리 특유의 감성을 유지한다. 동시에 최신 전동화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도 개선됐다. 최근 페라리가 다시 물리 버튼을 일부 복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반영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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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역시 플래그십다운 수준이다. 유럽 기준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의 시작 가격은 약 50만 유로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옵션과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 등을 추가하면 55만 유로를 훌쩍 넘어간다. 국내 예상 가격은 약 8억~9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실제 해외 기준으로는 한화 약 8억7천만원 수준의 가격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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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개 행사에서 느껴진 또 하나의 핵심은 한국 시장에 대한 페라리의 시선 변화다. 페라리코리아는 단순한 차량 공개가 아니라 ‘프라이빗 뷰’ 형식의 럭셔리 경험 자체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이탈리안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경험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로 최근 페라리는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상당히 공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SF90 시리즈와 296 GTB를 통해 고성능 PHEV 시스템을 검증했고, 이제는 1,000마력을 넘어서는 하이브리드 플래그십까지 내놓았다. 순수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페라리는 단순한 친환경보다 ‘감성적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국 배터리 기업과 협업하며 차세대 전동화 전략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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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차량 주변을 한 바퀴 둘러봤다. 루프를 연 상태의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는 단순히 빠른 차라기보다, 페라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처럼 보였다. 거대한 V8 사운드와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반응, 그리고 레이스카 수준의 공력 기술이 한 차 안에 공존한다. 내연기관 시대의 감성과 전동화 시대의 기술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페라리는 여전히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CWN 임재범 기자
happyy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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