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순간부터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매일 테크 전문가, 암호화폐 옹호 세력의 입에 매일 오르내린다. 메타버스가 급부상하면서 가상 부동산이 테크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메타버스가 가상 부동산 투자의 매력을 더하면서 그 가치가 현실 세계 부동산의 가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홍콩 영문 일간지 SCMP는 주택 공급량이 부족하면서 부동산이 매우 비싼 홍콩의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더 뜨겁다고 보도했다.
3차원 가상 세계와 함께 디지털 쇼핑몰, 맨션 등을 설립하고 매매하는 가상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인 자산 투자 수단이 되었다. 최근, 홍콩 비디오 게임 유니콘 기어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s)는 인기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The Sandbox, SAND)에서 매입한 가상 부동산을 뉴욕 메타버스 부동산 기업 리퍼블릭 리엄(Republic Realm)에 판매했다. 전체 판매 금액은 430만 달러이다.
홍콩 재벌 3세도 가상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최근, 홍콩 백화점 브랜드 뉴월드 디벨롭먼트(New World Development)를 소유한 재벌 3세 아드리안 쳉 치콩(Adrian Cheng Chi-kong)가 더샌드박스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아드리안은 메타버스에서 뉴월드디벨롭먼트 상품을 가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GBA 파빌리온(GBA Pavilion)'을 형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대기업과 재벌뿐만 아니라 서민도 가상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홍콩 투자 전문가인 앤드류 만(Andrew Man)은 "12월 11일, 더샌드박스에 신규 가상 부동산 부지 100여 곳이 개방된 후 단 몇 초 만에 모든 토지 영역이 판매됐다. 더샌드박스 가상 부동산 소유주가 모인 위챗 채팅방 접속자 모두 신규 가상 부동산을 구매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고 하소연했다"라며, 현지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를 전했다.
이어, "이더리움 토큰 1.8개(약 7,241달러)에 구매했던 가상 부동산 부지 가격이 현재 이더리움 토큰 7개에 맞먹는 수준으로 가치가 급등했다"라며, 가상 부동산 시세가 무서운 기세로 상승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SCMP는 최근 홍콩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에 중국 정부가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견해를 대변하는 국영 매체 인민일보는 빠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가상 토지에 주목하면서 투기 위험성이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메타버스 내 부동산 거래는 제품 자본화와 같은 행위이며,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사기, 불법 자금 세탁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의 경고와 달리 홍콩에서는 날이 갈수록 가상 토지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이하게도 홍콩 내 가상 부동산 투자 상황은 현실 세계 부동산 투자 상황과 매우 닮았다.
애니모카 브랜드 공동 창립자 얏 시우(Yat Siu)는 부동산 투자가 홍콩 주민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탓에 많은 이들에게 디지털 세계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품과 같이 가치 평가가 어려운 다른 제품, 서비스 등과 달리 홍콩인은 토지 가치를 쉽게 이해한다"라고 언급했다.
앤드류 만도 실제 부동산 투자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식 상당수가 가상 세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부지 가치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위치'라고 강조했다.
나스닥 상장 투자 기업 트룹스 Inc(Troops Inc) 총괄 제이슨 오(Jason Au)도 "홍콩 현지인 사이에서 가상 부동산 투자가 실제 세계 부동산 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홍콩 가상 부동산 소유주가 실제 부동산 시장처럼 가상 부동산 임대 수익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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