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아이폰을 통해 전 세계 유력 매체 언론인과 사회 운동가, 정치계 거물급 인사 등을 감시하여 인권 침해 및 아이폰 보안 논란을 낳은 스파이웨어 페가수스(Pegasus)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5월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프랑스24, 가디언 등 복수 외신이 페드로 산체스(Pedro Sanchez) 스페인 총리와 마가리타 로블레스(Margarita Robles) 국방부 장관, 펠릭스 볼라뇨스(Felix Bolanos) 총리실장관의 아이폰에 페가수스가 발견된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볼라뇨스 장관은 페가수스 발견 후 뉴스 컨퍼런스를 통해 2021년 5월에 설치돼, 최소 한 차례 데이터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페가수스를 동원한 감시 행위를 불법 행위라고 비판하며, 스페인 형사 법원에서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체스 총리와 로블레스 장관의 기기는 조사 중이다.
카탈루니아 독립운동 지지 세력 수십 명을 감시하는 데 스파이웨어가 동원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스페인 정부 최고위급 인사의 기기에 페가수스가 설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달 카탈루니아 독립운동 지지 핵심 인물인 페레 아라고네스(Pere Aragonès)가 페가수스 감시 피해 사실을 밝히며, 인권 침해 및 민주주의 공격, 반정부 인사 협박 행위라며, 스파이웨어 설치 행위를 규탄했다. 해당 사건은 토론토대학교 산하 시티즌랩(Citizen Lab) 연구팀의 조사를 통해서도 공개된 사건이다.
이후 카탈루니아 자방 정부는 스페인 국가정보센터(CNI)를 스파이웨어 설치 배후로 지목했다. 또, 아라고네스는 페가수스 설치 사건을 두고 전직 CNI 소장이었던 로블레스 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페가수스 설치 논란으로 갈등이 심화되자 카탈루니아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정치적 감시 행위는 목적을 떠나 매우 심각한 행위이다. 불과 며칠 전 스파이웨어 설치 사실을 발표했으나 스페인 정부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카탈루니아 기관과 독립운동 시지 세력을 겨냥한 대규모 감시 사실이 밝혀졌으나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한다”라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니아 운동가를 겨냥한 스파이웨어 설치 의혹과 관련, CNI 내부 조사를 약속했다. CNI 조사 당시 스페인 공공 감시 기관도 별도로 스파이웨어 사건을 조사했다. CNI 조사 이후 스페인 정부 최고위급 인사의 아이폰에 페가수스가 설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페가수스 개발사인 NSO 그룹(NSO Group)은 스파이웨어를 직접 운영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페인에서 발견된 페가수스 설치 배후 세력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안과 관련, 자사 소프트웨어 악용 의심 사례를 모두 조사할 것을 약속하며,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