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00%까지 급등한 '스냅' 주가, 1년간 곤두박질...왜?

고다솔 / 2022-10-17 12:25:58

2021년, 스냅(Snap)의 주식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스냅의 주가는 2020년 2월 대비 70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불과 1개월 만에 스냅의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끝없는 하락세가 펼쳐졌다. 스냅의 주가는 1년 사이에 최고가 대비 80% 넘게 폭락했다.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던 스냅의 주가가 끝없는 하락세로 전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된 이유로 애플의 ‘앱 프라이버시 투명성(APT)’ 기능 도입을 지목했다. 애플은 지난해 4월, 여러 앱이 사용자 동의 없는 기기 사용 활동 추적을 막을 APT 기능을 추가하며,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APT 기능 도입 후 iOS 기기 사용자가 앱에 접속할 때, 여러 앱과 웹사이트에서의 사용자 활동 추적 허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알림 메시지를 적용했다. 데이터 조사 기관 플러리(Flurry)에 따르면, 이때 앱 추적에 동의한 사용자는 단 16%이다.

APT 기능 도입 후 광고 기업이 사용자 관심사를 파악할 개인 데이터를 손에 넣지 못하게 돼, 사용자 개인 맞춤 광고 제공이 더 어려워졌다.

결국, 애플의 APT 기능 추가 후 6개월 만에 광고 업계의 타격이 스냅의 실적으로 드러났다. 2021년 3분기, 스냅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도 APT 기능 도입 후 실적이 하락했다. 그러나 스냅은 메타보다 규모가 작고, 매출을 확보할 경로가 좁다. 다수 투자자가 지난 2월, 스냅의 실적이 암울할 것으로 예측한 이유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 소식도 스냅의 주가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 스냅은 우크라이나 지사 직원을 지원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지출했다. 그리고 거시적 경제 전망이 악화되었다. 이 때문에 투자자의 투자 철회가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테크 전문 기자 메간 밥로스키(Meghan Bobrowsky) 기자는 “스냅챗은 여러 광고 기업의 주요 투자처 중 한 곳이었다”라며, “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스냅챗의 사용자 기반 층보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사용자 비율이 높아 하락세에서 회복하기 수월했다. 연령대가 높은 사용자일수록 SNS 플랫폼이 제공하는 광고를 보고 상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냅챗은 광고의 직접적인 반응에 의존했기 때문에 유독 많은 기업이 투자 금액을 축소하거나 철회했다.

스냅 최고 재무 관리자 데렉 안데르센(Derek Andersen)은 “사용자의 반응을 직접 보여주는 광고 방식은 투자자가 투자 금액을 줄이기 더 쉬운 사업 모델이다. 반대로 손쉽게 투자 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테크 업계의 정리해고 바람도 주가 폭락 속도를 가속화했다. 밥로스키 기자는 “APT 기능부터 시작해서 업계의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스냅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라고 언급했다.

스냅은 올해 봄, 스냅챗 콘텐츠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소형 카메라 드론 픽시(Pixy)를 출시했다. 또,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서비스도 선보였다. 하지만 모두 사용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스냅은 지난 5월, 투자자에게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제 상황 때문에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후 스냅은 8월 18일 자로 픽시 드론 사업을 중단했다. 이어서 직원 20%를 정리해고하면서 복수 프로젝트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냅이 인력 축소를 결정한 시점에 스냅 최고 비즈니스 관리자와 스냅 미대륙 판매 부사장 모두 광고 요금제를 구상하던 넷플릭스로 이직했다.

스냅 CEO는 지난 9월, 코드 컨퍼런스(Code Conference)에서 “기업의 잠재적 가치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기업의 주가는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면서 서서히 장기적인 사업 가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은 그동안 연간 지출 금액을 5억 달러 규모로 축소하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스포트라이트(Spotlight) 기능과 사용자에게 맛집 추천 정보를 제공하는 ‘마이 플레이시스(My Places)’ 등과 같은 기능으로 광고 사업 다각화를 선언했다.

이에, 밥로스키 기자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모두 디지털 광고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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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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