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을 발라주는 기계, 아침잠을 깨워주는 기계, 머리를 감겨주는 기계... 반복되는 일상을 대신해주는 기계를 꿈꿔본 적이 있는가? 괴짜 발명가 시몬 기어츠(Simone Giertz)는 이러한 일상 속 아이디어를 로봇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인기를 얻었다.
그녀의 발명품은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해본 아이디어를 로봇으로 구현했지만, 불안정한 움직임, 의도와 다른 결과로 웃음을 자아내며 "실용에는 전혀 쓸모없는 발명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일상'을 대신해주는 로봇이 단지 상상을 현실로 옮기는 즐거움과 의도와 다른 결과물에서 오는 웃음만 주는 것은 아니다. 엉킨 머리카락을 풀어주는 로봇은 간호사가 환자의 머리를 빗겨주는 시간을 절약해 환자 진료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고, 노약자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지원할 수도 있다.
머리를 빗겨주는 로봇은 급진적인 '자기 관리' 방법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면도, 머리 감기, 메이크업을 대신해주는 로봇은 최근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11년 파나소닉은 노약자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지원하며, 간병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세안·마사지·모발 건조가 가능한 로봇을 개발했다.
하지만 머리를 빗겨주는 로봇은 덜 탐구되었다. 이는 MIT 컴퓨터과학과 인공지능 연구소(CSAIL)와 하버드대학교 소프트 수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센서화된 부드러운 솔을 가진 로봇 팔 셋업을 개발하도록 이끌었다고 MIT 뉴스가 보도했다.

머리를 빗겨주는 로봇인 로보위그(RoboWig)는 '보기'와 경도 평가를 돕는 카메라가 탑재돼 섬세하고 시간 효율적인 머리 빗기를 계획할 수 있다. 로봇의 통제 전략은 섬유 뭉치가 엉켜있는 정도에 따라 바뀐다. 연구팀은 직모부터 매우 곱슬곱슬한 머리까지 다양한 가발을 빗도록 로보위그를 테스트했다.
사람마다 머릿결이 다르고, 엉킨 머리카락들을 잘못 빗으면 매우 아프고 모발에 해를 미칠 수 있다. 그래서 CSAIL의 박사후과정(postdoc)인 조시 휴즈(Josie Hughes)는 뒤엉킨 머리카락을 묶은 이중 나선으로 표현해 다양한 섬유에 대한 수학적 모델과 제어 시스템에 대한 핵심 통찰력을 탐구했다.
휴즈는 "엉클어진 섬유 모형을 개발함으로써 모델 기반의 관점에서 머리카락이 어떻게 엉켜야 하는지 이해한다. 아래서부터 시작해 섬유가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이는 머리를 빗어넘기는 모든 사람이 경험으로 배운 것이지만, 이제는 모델을 통해 우리가 시연할 수 있고 로봇에게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전의 브러싱 연구는 대부분 머리카락의 기계적, 동적, 시각적 특성에 집중했다. 반면 로보위그는 빗질하고 엉킨 것을 푸는 데 초점을 둔다.
머리카락을 빗질하고 조작하기 위해 연구원은 로봇 팔에 부드러운 주름이 달린 브러시를 추가해 빗질하는 동안 힘을 측정했다. 이를 폐쇄 루프 제어 시스템에 결합해 출력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동작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브러시로부터 '강력한 피드백'이 생성되고, 스트로크의 길이가 잠재적인 통증, 브러시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도록 최적화한다.
초기 테스트는 실제 사람의 머리카락이 아닌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유형의 가발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통증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휴즈는 "로봇의 작업 해결 능력을 머리 빗질과 같은 보다 복잡한 작업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안전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머리카락과 엉킨 섬유의 복잡한 동작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머리 빗기 외에도 우리의 접근법이 제공하는 통찰력은 직물, 즉 동물의 섬유에 대한 브러싱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IEEE 소프트 로보틱스 콘퍼런스(RoboSoft Conference on Soft Robotics)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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