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이 레이밴(Ray-Ban)과 함께 AR 글래스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페이스북의 AR 글래스 제품 추측 이미지만 널리 확산됐을 뿐 실제 AR 글래스 출시 일정과 제품의 예상 스펙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만약, 페이스북의 AR 글래스가 실제 소비자 시장에 출시돼, 누구나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더버지가 페이스북 인공지능(AI)팀이 신규 프로젝트 Ego4D와 함께 향후 AR 글래스 개발 야망을 공개했으나 프라이버시 우려가 가중되었다고 보도했다.
Ego4D 프로젝트 목표, 프라이버시 우려 일으킨다?
페이스북이 Ego4D와 함께 밝힌 목표는 1인칭 시점 촬영 영상을 이용한 착용자의 일상을 계속 분석하고, 착용자의 시선과 행동, 듣는 내용을 기록해 착용자의 일상 속 작업을 돕는 것이다. 페이스북 연구팀은 '가끔 발생하는 여러 사건 기억(episodic memory)'과 '시청각 분리(audio-visual diarization)'이다.
Ego4D의 목표는 지금까지 등장한 AI 시스템으로 완벽히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없다. 페이스북 연구팀은 Ego4D 프로젝트가 상업적 개발이 아닌 연구 프로젝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미래 AR 글래스의 기능을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프라이버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미 페이스북 AR글래스가 착용자의 일상을 기록하고 수집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다수 전문가가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 페이스북이 출시한 스마트 글래스인 레이밴 스토리스(Ray-Ban Stories)도 프라이버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향후 페이스북이 AR 글래스로 1인칭 시점 영상 촬영과 함께 영상 분석 및 자막 제공 기능을 추가로 지원하면서 프라이버시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혹은 AR 글래스가 감시 기술로 전락할 위험성도 있다.
Ego4D 프로젝트, 페이스북의 AR 활용 범위 확대 구상
페이스북이 공개한 Ego4D 프로젝트 영상은 AR 글래스 착용자 중심 영상으로 구성된 데이터세트와 페이스북의 AI 시스템 활용 방향을 담은 벤치마크가 포함됐다. 페이스북은 영상을 통해 페이스북이 AR 활용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세계 각지 13개 대학과의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세트를 생성했다. 지금까지 9개 국의 스마트 기기 사용자 855명이 촬영한 3,205시간 분량의 영상으로 데이터세트를 구성했다. 영상은 대학에서 수집한 것이지만, 페이스북은 향후 대학 기관이 수집한 데이터세트를 자사 제품에 활용하고자 한다. 프라이버시 침해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또, 벤치마크 영상은 사용자가 명령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사용자의 명령을 처리하는 AI 시스템의 능력을 보여준다. 그동안의 사용자 활동 내용 분석을 바탕으로 AI가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AI 시스템으로는 완벽히 해결할 수 없으나 데이터세트 생성과 벤치마크, AI 시스템 실험 모두 AI의 작업 수행 능력 향상과 활용 영역 확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페이스북은 Ego4D 프로젝트가 AI 시스템과 같은 방식으로 AR 시스템을 개발해 일상 속 활용 범위도 넓히고자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더버지에 Ego4D 프로젝트로 훈련한 시스템을 AR 글래스는 물론이고 가정용 도우미 로봇 등 1인칭 시점 카메라에 의존해 이동하는 여러 제품에도 적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AI 연구원인 크리스틴 그라우만(Kristen Grauman)은 "Ego4D는 그동안 AR 분야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영역까지 발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사진과 영상 분석을 넘어서 1인칭 시점에서 촬영 중인 시각적 자료의 특정 목적을 촬영 도중의 활동 맥락에 따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Ego4D 프로젝트, 이대로 괜찮을까?
더버지는 Ego4D 프로젝트 목표와 페이스북의 계획을 전하며, AR 기술 발전과 활용 범위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페이스북의 행보가 매우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전했다. 페이스북이 그동안 프라이버시 문제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키고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가 적지 않은 데다가 사용자의 안전을 등한시하고 기업의 매출만 중시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Ego4D 프로젝트의 벤치마크에는 데이터 제거 방식을 비롯한 프라이버시 보호 방안이 일절 언급되지 않아 프라이버시 문제를 더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한편, 더버지는 페이스북에 Ego4D 프로젝트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문의하자 "향후 프로젝트 발전 상황에 따라 데이터세트와 벤치마크 관련 프라이버시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이 사용하는 기업의 데이터세트와 벤치마크 범위 모두 상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준으로 발전하면, 애플리케이션 맞춤 프라이버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 예시로, AR 글래스 착용 전 기기가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에 따라 착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다른 기기에 사용자 데이터 사용 허가를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체는 페이스북이 설명한 프라이버시 계획은 확정된 것이 아닌 가정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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