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뛰어난 지능을 선보일 생성형 AI 툴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이제는 일부 기업이 AI 프로그램의 겉모습까지 인간과 비슷한 ‘디지털 휴먼’을 만들고,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해외 테크 매체 이머징 테크 브루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뉴질랜드 딥테크 기업 소울 머신스(Soul Machines)의 디지털 휴먼인 ‘찰리(Charlie)’에 주목했다.
현재 찰리는 하이네켄의 입사지원자의 질문에 답변하며, 인사채용 업무를 보조한다. 하이네켄에서 사용하는 찰리는 초록색 폴로 셔츠를 착용한 친근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찰리의 얼굴은 실제 인간과 같지만, 어딘가 기묘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찰리는 하이네켄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찰리는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서 승객에게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누리꾼의 건강 관련 각종 질문에 답변을 한다.
찰리 개발사인 소울 머신스는 실제와 같은 그래픽과 AI를 결합하여 기업과 유명인을 대표하는 인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로 최신 AI 기술에 인간과 같은 모습의 얼굴을 더하는 방식으로 가상의 얼굴을 선보인다.
이와 같은 가상 인간은 몇 년 전부터 등장했지만, 소울 머신스의 창립자 겸 CEO인 그렉 크로스(Greg Cross)는 오픈AI의 챗GPT를 포함한 대규모 언어 모델을 향한 관심이 디지털 휴먼이라는 개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를 바란다.
최근, 소울 머신스는 자사 스튜디오에 챗GPT를 추가했다. 고객사가 개발한 가상의 페르소나에 챗GPT를 통합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와 관련, 크로스는 “디지털 인간의 생동감과 챗GPT가 만나 매우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갈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소울 머신스도 AI의 윤리적 문제 및 잠재적 피해 사례를 인지하고 있다. 이에, 소울 머신스의 가상 페르소나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는 응답을 하지 않도록 훈련되었다. 또, 비즈니스의 기존 콘텐츠를 훈련 데이터로 업로드하면서 실용성을 높였다. 아바타는 카메라를 통해 표정을 읽고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크로스는 “소울 머신스는 고객을 보호할 안전 지침 관련 사항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안전 지침을 갖추고, 기업이 마케팅, 영업 및 고객 서비스 상황에서 챗봇이 대신 응답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울 머신스는 지난해 투자금 7,0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하이네켄, IBM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하지만 신흥 기술 기업 대상 초기 단계 투자 전문가이기도 한 벤처 캐피털 기업 컴파운드(Compound)의 관리 파트너 마이클 뎀시(Michael Dempsey)는 “그동안 가상 아바타 스타트업의 사업 운영이 어려웠다”라며, “생성형 AI의 열풍에 힘입어 추후 수년간 많은 기업이 가상 페르소나 기술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상 아바타 개발 기업의 사업 모델은 벤처 투자자의 진지한 관심과 투자 유도를 위해 필요한 규모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가상 아바타 기술과 같은 초기 시도 대부분 광고 목적으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보이는 수준에 그쳤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관심을 끄는 콘텐츠의 지속적인 흐름을 요구했으나 수익 창출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가상 인간 산업 전문 웹사이트 운영자이자 가상 아바타 페르소나 생성 경험이 있는 셰프 오그덴(Shep Ogden)은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테크 툴 덕분에 가상 페르소나 개발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불과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상 인간 제작은 매우 어렵고, 큰돈을 지출해야 했다. 가상 인간 하나를 완성하려면, 3D 환경 제작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3D 아바타 생성 작업도 별도로 오랫동안 공들여야 한다. 그다음에는 가상 인간이 의도대로 제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비싼 장비가 투입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성형 AI로 자연스러운 대화 구현 및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어, 이전보다 가상 인간 개발 비용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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