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칩 제조사 관계자와 미국 대학교수 등이 모여 AI 시티 챌린지(AI City Challenge)를 설립했다. AI 시티 챌린지는 도로를 달리는 차의 수 신속 집계 및 고속도로 사고 감지 등 현실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매년 AI 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AI 시티 챌린지 대회가 열린 첫해에는 미국 기업과 대학 기관이 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독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을 필두로 중국 기업의 상승세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에, 글로벌 월간지 와이어드는 AI 시티 챌린지 대회를 통해 중국이 첨단기술에 활발하게 투자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기술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하며, 미국과 중국 모두 스마트 시티와 함께 감시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스마트 시티 기술 발전 상황은?
그동안 중국 정부는 스마트 시티에 아낌없이 투자했으며, 여러 도시가 스마트 시티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전 세계 스마트 시티 절반이 중국에서 등장했다. 중국은 스마트 시티 계획을 통해 엣지 컴퓨팅과 5G 기반 첨단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해, 스마트 시티 건설 속도를 높여왔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시티 브레인(City Brain)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항저우에 설치된 신호등 1,000여 개를 추적하는 시범 프로그램 덕분에 차량 정체 문제를 줄이고, 비상 상황 발생 시 구급차가 더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마트 시티 추진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중국 곳곳에 감시 기술이 더 널리 배포된다는 문제도 함께 등장했다.
실제로 AI 시티 챌린지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린 중국 기술 상당수가 스마트 시티 계획에 유용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감시 기술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의 수를 실시간 집계하는 기술은 엔지니어가 도로와 다리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카메라에 포착된 차량 번호판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신원을 추적할 수도 있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위구르족과 티베트족 등 소수 민족 및 반정부 인사 감시 목적으로 첨단 기술을 악용한 사실이 여러 차례 드러난 점을 고려하면, 매우 우려스럽다.
미국도 스마트 시티와 함께 감시 기술 개발 집중한다?
와이어드는 미국 정부가 ASAPS라는 AI 대회를 통해 AI 연구원의 스마트 시티 감시 기술 개발을 독려한다고 설명했다. ASAPS 대회의 취지는 AI를 통해 경찰과 소방관, 구급대원 등이 출동해야 할 상황을 예측하고,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ASAPS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은 미국 기업과 대학 기관으로 제한됐으나 지금까지 ASAPS를 통해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ASAPS 참가팀은 문자와 사진, 영상 데이터는 물론이고 모의 페이스북 및 트위터 게시글 등을 결합해, 분석하면서 긴급 상황을 분석하는 AI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가짜 911 신고 음성 전화와 가짜 총소리 감지 센서 데이터를 개발해, 허위 신고를 구분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스마트 시티 기술 투자 상황, 전문가의 견해는?
AI 시티 챌린지 대회 심사위원이자 미국 표준기술연구소 수석 자문위원인 존 가로폴로(John Garofolo)는 올해 AI 시티 챌린지에 참가한 미국 팀의 수가 감소한 반면, 중국 참가팀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즉, 중국 기업의 스마트 시티 기술 발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효율적인 도시 개발에 도움을 줄 긍정적인 측면과 반대로 개인 감시와 억압 문제가 더 심각해질 부정적인 측면이 함께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지난해 AI 시티 챌린지의 결과가 미국이 AI 인재에 더 많은 금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또, AI 연구·개발을 비롯한 각종 첨단기술 관련 과학계와 지식 공유 기회를 개방하면서 전문 지식 발전과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네기멜론대학교가 진행하는 미국 피츠버그 스마트 시티 개발 계획 보조 프로젝트인 모빌리티21(Mobility21) 총괄인 스탠 칼드웰(Stan Caldwell)도 투자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중국의 GDP 대비 스마트 시티 기술 투자액이 미국보다 두 배 더 많다는 현실에 한탄하면서 연구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이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이 스마트 시티 기술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는 상황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앞으로 중국의 기술 발전이 더 뚜렷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에, 가로폴로와 칼드웰 등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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